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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느껴보기

며느라기(2020) 시즌 1, 며느라期를 받겠습니까?

by 서소소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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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며느라기를 받겠습니까?

  며느라기라는 말은 며늘아기의 옛말로 사전에 등재되어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제목 '며느라기'는 사춘기,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게 되는 '며느라기'라는 시기를 말한다. 시댁 식구한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그런 시기. 보통 1,2 년이면 끝나는데 사람에 따라 10년 넘게 걸리기도, 안 끝나기도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과 비슷한 형태로 보인다. 새로 생긴 가족들에게 미움받지 않고 그들의 가족의 일원이 되려는 행동들이 아닐까 싶다. "제가 할게요, 저한테 주세요."라며 이쁨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나만 잘하면 슬기롭게 넘길 수 있다는 며느리들의 이쁜 생각은 '이쁘게'가 아니라 "원래"라며 당연하게 되어 버리고 더 많은 순종과 희생을 요구하게 되며 새로운 시기가 아닌 슬픈 단어가 되어버렸다. (물론 드라마에 입각해서)

 

효자 무구영과 며느라기를 벗어난 민사린 (스포O)

  대학 동기인 무구영과 민사린은 졸업 후 우연한 기회로 다시 만났고 연애를 시작하였다. 그 연애의 끝에 많은 축복 속에 결혼을 하였다. 더 이상 밤에 서로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그들은 행복한 신혼생활을 하게 되었다. 행복한 신혼 생활에 현실 시댁 생활이 펼쳐졌다. 결혼은 둘만 살아가는 게 아닌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것. 사린은 아버지가 안 계시고 홀어머니만 계신다. 구영의 가족은 어머니(민사린의 시어머니), 아버지(민사린의 시아버지), 구영의 형(민사린의 시숙), 형수(민사린의 손윗동서), 여동생(민사린의 시누이), 여동생의 남편(민사린의 시매부)이 있다. 

  민사린은 결혼한 동시에 며느라기가 찾아왔고 시어머니의 생신에 생신상을 차려드리기 위해 전날부터 시댁에서 머문다. 결혼하고 첫 생신이라는 명목으로 어머니한테 따뜻한 밥을 차려드리고 싶었던 예쁜 마음이었다. 물론 시작은 시누이인 무구영의 조언도 있었지만 민사린도 크게 동감하며 출근 전 생신상을 준비했다. 시부모님은 당연히 너무 흡족히 고마워하셨지만 식사 후 설거지, 후식까지 준비하면서 사린도 마음이 상해 간다. 설거지하는 동안 사린이 먹을 후식은 남겨 놓지 않았고 남은 과일을 너무 태연히 "우리가 먹고 치우자"라고 말하는 시어머니 덕에. 

  구영의 형수인 혜린은 며느라기를 겪지 않고 첫 명절부터 깔끔하게 본인의 의사를 전하고 할 말 똑 부러지게 하는 며느리이다. 구영은 형수가 좋은 사람이지만 냉정하다 느끼며, 사린이 어머니와 같은 희생하는(?) 행동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자랐으니 나쁜 마음은 아니었다. 

  명절을 시작하며 쌓이던 문제가 터졌다. 이미 정리했던 대로 구영의 형수는 시댁에 오지 않았다. 이미 큰 며느리는 첫 번째 명절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다시는 명절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고 돌아갔다. 시댁의 작은 어머니는 오지 않았고, 큰아들은 피곤하니 방에 들어가 쉬고, 딸과 둘째 아들은 데이트로 나간다고 하고 아버님, 작은 아버님은 술을 마시고 어머님혼자 음식을 준비하시고 큰아들과 똑같이 먼 길 온 큰 며느리에게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일하자고 하는 시어머니를 보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며느리가 제사상을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당연"은 없는 건데 성이 다른 구 씨 집안 제사상을 박 씨 며느리 혼자 꾸리고 있었다. 

  사린은 아직 며느라기 시기였기 때문에 제사를 잘 지냈고 친정으로 갈 타이밍만 보고 있었다. 친척들도 돌아갔고 구영의 동생인 미영도 남편과 친정으로 왔기 때문에 이제는 사린도 친정으로 갈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당연하게  오랜만에 가족들이 만나는 거니 조금 더 대화하다 가라고 했고 심지어 다음 명절은 명절 전에 사린의 친정을 다녀오라는 말조차 했다. 사린의 쌓였던 감정이 터지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던 구영도 미영을 보며 사린을 이해하게 된다. 

 

 

2022년 시댁을 갖게 된 나

  많은 가족들이 다양한 형태로 살고 있다. 그래서 '시댁은 이렇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제도로 가정을 꾸리는 것,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것 사실은 엄청난 인연이고 행복이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하는데 관습이라는 이유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이전의 삶의 모습만 강요한다면 더이상 새로운 가정, 가족은 더이상 만들고 싶지 않을 거다. 그래서 시댁때문에 '시금치'도 싫다는 유부녀들의 우스갯소리가 안타깝고 속상하다. 시댁이든 처가든 서로 배려하고 선을 지키면 불편한 일들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기를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모르는 사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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